상여금 지급기준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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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상여금 지급기준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자’는 휴직자 제외할 수 없다…대법, ‘소속돼 근로관계 유지하고 있는 자’

기사입력2024-12-26 00:00

이동철 객원 기자 (leeseyha@inochong.org) ㅣ다른기사보기

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노동 현장에서 발생하는 상여금과 관련한 분쟁의 대다수는 지급기준을 놓고 벌어진다. 근로기준법에서는 별도로 상여금의 지급에 관해 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에, 노사가 정한 상여금의 지급요건에 따라 지급 여부가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사업주는 상여금을 지급하는 시점에 재직 중인 자에 한해 상여금을 지급하는 것이 관행이다. 설과 추석에 기본급의 일정 비율을 정해 지급하는 명절 상여금이 대표적인데, 추석 상여금의 경우 추석 당일 전 지급일에 해당 사업장에서 근로 제공하는 노동자에 한해 지급하는 것이다.

만약 지급일 전에 하루라도 일찍 퇴사할 때 사업주는 설과 추석 사이에 재직기간만큼 비례해 상여금을 지급해야 할까? 별도의 재직기간에 비례해 지급한다는 규정이 없다면, 이를 지급하지 않아도 무방하다고 고용노동부는 해석(임금 68207-249) 하고 있다.

재직자 기준에 대한 해석을 두고 벌어지는 노사분쟁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숙제다. 노동 현장에서는 육아휴직이나, 병 휴가기간 등으로 소정근로일에 근로 제공을 하지 않고 휴무하는 노동자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육아 휴직자나 병 휴직자에 대해 사업주가 상여금 지급일에 근로 제공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아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다.

최근 대법원이 ‘지급일 기준 재직하고 있는 자’로 성과상여금의 지급대상을 정한 경우 휴직자를 지급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대법 2024다259443, 선고일자 2024.10.08.)을 했다. 이번 사건에서 대법원은 별도의 설명 없이 소액사건심판법에 따라 재직자에 휴직자도 포함된다는 취지의 원심의 판결을 인정하고, 이에 불복해 상고한 피고 회사의 상고를 기각하였는바 판결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한 원심(부산지법 2023나65822)을 중심으로 관련 사건을 살펴본다.

◇사건의 경위=피고는 부산에서 운전기사 약 160명을 고용해 운수업을 하는 회사다. 원고는 2003년 8월에 피고 회사에 입사해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로 제공한 노동자다. 원고가 속한 피고 회사의 노동조합과 피고는 2021년 6월에 2023년 1월31일까지를 유효기간으로 하는 단체협약을 통해 성과상여금의 지급에 합의했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27조의 성과상여금 지급요건은 지급일 기준 재직 중인 자로 입사일이 3개월을 넘는 자에 대해 지급기준일 직전 2개월의 실적에 따라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다. 연간 월 기본임금의 600%를 나눠 지급한다.

원고는 2022년 11월부터 2022년 12월10일까지 병 휴직에 들어갔고, 해당 연도 피고 회사의 성과상여금 지급기준일은 2022년 12월10일이다. 피고 회사는 원고가 성과상여금 지급기준일에 병 휴직이라는 이유로 원고에 2022년도 6회차 성과상여금 209만8620원을 미지급했다.

◇당사자의 주장=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성과상여금 지급대상자인 ‘현재 재직하고 있는 자’란 ‘피고에 소속되어 근로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자’를 의미한다”며, “‘휴직자’라고 하여 그 지급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라는 취지로 미지급된 성과상여금 209만8620원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피고는 성과상여금 지급요건인 ‘현재 재직하고 있는 자’에 대해 “‘지급기준일 당일 승무(근로 제공) 한 자’를 의미한다”며, “지급기준일 당일 ‘휴직자’인 경우 그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라고 항변했다. 또한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당사자인 노조와 피고 회사 사이에 ‘휴직자’에 대해서는 “성과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에 관한 의사 일치가 있었다”며, 성과상여금 지급기준일 당시 병 휴직 중인 원고에게 성과상여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대법원이 ‘지급일 기준 재직하고 있는 자’로 성과상여금의 지급대상을 정한 경우 휴직자를 지급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법원의 판단=원심은 판결을 통해 이 사건 조항의 ‘지급기준일 현재 재직하고 있는 자’란 ‘지급기준일 현재 피고에 소속되어 근로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자’를 의미하고, 지급기준일 기준으로 ‘휴직자’라고 해 그 지급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고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원고가 지급기준일인 2022년 12월10일 “피고에 소속되어 근로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이 사건 조항에 따른 성과상여금 지급요건을 충족하는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성과상여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라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단체협약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하여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쳐 체결하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명문 규정이 있는 경우 이를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하여 해석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법리로 제시했다(대법 선고 2011다86287 판결).

이외에도 대법원은 판례(대법원 2007.6.1. 선고 2005다37574 판결, 대법원 2014.2.27. 선고 2011다109531 판결, 대법원 2017.3.22. 선고 2016다26532 판결 등 참조)를 통해 단체협약 등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거나 문언 해석을 둘러싸고 협약 당사자 사이에 견해가 대립하는 경우라면, 해당 단체협약 문언 내용, 단체협약이 체결된 동기나 경위,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협약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 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해석의 기준을 정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이 사건 성과상여금이 단체협약에 명시적 근거를 두고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그 지급대상 및 지급조건이 확정되어 일률성과 고정성이 인정되는 이상 임금의 성격이므로 원고는 피고에서 이를 근로의 대가로서 청구할 수 있다.

피고 회사는 중도 퇴사자의 경우 상여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명시적 규정을 둔 것과 달리, ‘병가휴직자’의 경우 상여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명시적 규정을 두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위의 법리를 기준으로 “상여금 지급요건에 해당하는 ‘현재 재직하고 있는 자’에서 ‘병가휴직자’를 제외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명문 규정을 원고에게 불리하게 해석하는 것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또한 피고 회사에서 재직증명서에 병가 휴직기간을 포함해 재직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노조와 단체협약에서 노조의 가입 범위와 노조 활동 보장 등에 있어 ‘재직 중’이라는 용어는 피고 회사에 소속되어 근로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점도 병가휴직자가 재직자에 해당한다는 근거로 제시했다.

피고가 노사 간에 성과상여금 지급 때 ‘현재 재직하고 있는 자’에서 휴직자를 제외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피고가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이와 같은 취지의 노사 간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만일 피고 주장과 같이 지급기준일 당일 승무(근로 제공) 한 자만을 의미한다면 “2개월의 기간 중 지급기준일 당일 1일만 승무한 자와 상당 기간 성실하게 승무하고도 필요불가결한 사정으로 지급기준일 당일 전후로 휴직한 자 사이에 현저한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하여 불합리하다”며, 피고 회사의 항변을 배척하고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성과상여금의 지급의무를 확인했다.

◇판결의 의의=이번 판결은 노사 간 합의에 있어 “원칙적으로 명문 규정이 있는 경우 이를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하여 해석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의 판례법리에 충실한 판결이다.

근로기준법상 지급의무가 없는 각종 수당과 근로조건에 대해 사용자가 임의로 해석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 판결로 향후 근로자에게 지급의무가 주어진 임금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재직자’ 요건을 이유로 임의로 지급을 회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