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지재권’ 패권전쟁, 지재권 분쟁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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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美中 ‘지재권’ 패권전쟁, 지재권 분쟁 대비해야 ‘불공정무역행위 조사제’·‘지재권 세관신고제’ 활용한 지재권 보호

기사입력2018-11-27 19:1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세계시장의 지식재산권분쟁으로부터 기업의 지재권과 국내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세관신고제도·불공정무역행위 조사제도를 활성화하고, 기업이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무역위원회가 27일 개최한 ‘불공정무역행위 조사제도 심포지엄’에서 손승우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교수는 ‘통상질서 변화에 따른 지식재산권 보호활용 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경제패권 다툼의 본질은 지식재산권 다툼”이라며 “향후 기업경쟁 격화로 인한 덤핑이나 지식재산권 침해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지식재산권 보호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아시아국가 경제 직격탄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세계은행 발표에 따르면 내년도 중국의 GDP증가율은 올해 6.5%보다 낮은 6.2% 머문다는 전망이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는 아시아국가 경제에 타격으로 다가온다.

미국 행정부는 올해 1월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라 미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한국 등 12개국에 53%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또 무역확장법 제201조에 따라 한국의 세탁기와 태양전지에 세이프가드도 발동했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수입규제 조치가 한국의 대미 수출 및 국내 제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도 심각하다. 손 교수에 따르면 중국 상표 브로커들에 의한 국내 기업상표 무단 선점 사례는 최근 3년간 총 1820건, 피해기업만 975개사에 이른다.

기업 통째로 사서 기술 장악…중국 기술패권 전략

중국의 기술패권 전략도 위협적으로 진행된다. 손 교수는 “중국 반도체기업들은 기술격차를 단번에 줄이기 위해 미국과 대만의 반도체기업 인수합병을 시도하거나, 지분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단순히 인력 빼내기에 그치지 않고 기업을 통째로 사들여, 한국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쟁구도를 흔들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에 따르면 독일·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들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외국업체들이 자국의 전략기업을 인수·합병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방위산업뿐 아니라 전력·원자력·통신망·공항·소프트웨어·병원 부문에 대한 M&A 심사를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 中 지식재산권 침해방지 대책 발표

미국은 최근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관세정책과 더불어 수출통제·기소 등의 방침을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 법무부는 미국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의 D램(DRAM) 기술을 훔친 혐의로 중국 국영기업인 푸젠진화반도체를 기소했다. 또 푸젠진화반도체에 미국 장비와 소프트웨어·소재 등의 수출을 제한한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미국 기술 의존도가 큰 푸젠진화반도체로서는 타격이 큰 조치였다.

이에앞서 지난 7월 미국정부는 ‘중국제조2025’ 전략 관련분야 중국인 유학생 및 연구원의 미국내 체류비자를 1년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실행하기도 했다. ‘중국제조2025’에는 중국이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율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지재권 강국 한국, 지재권 침해에 대응해야

미국 상공회의소가 올해 발표한 주요 50개국의 IP경쟁력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IP 경쟁력은 11위였다. 한국의 R&D투자금액은 69조원이며, GDP대비 R&D투자 비중은 4.24%로 세계 2위에 해당한다. 특허출원은 연간 약 20만건으로 세계 4위를 차지해, 특허·저작권·상표 보호 분야에서 강국으로 꼽힌다.

무역위원회에 따르면 방탄소년단(BTS)이 가지는 지식재산권 가치는 1조원 규모다. 어린이 캐릭터 뽀로로는 로열티로만 연간 120억원을 벌어들인다. 지식재산권이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개도국에 의한 상표권의 무단 선점과 위조상품 유통도 증가해, 국내 지식재산권이 위협받고 있다. 손 교수에 따르면 국내 기업제품을 무단으로 모방하는 외국업체는 세계적으로 4500여곳에 이른다.

손 교수는 “국내 소프트웨어(SW) 불법복제율을 10% 감소시켰을 때 돌아오는 경제적효과는 약 1조7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SW 불법복제율은 32%로, 미국(15%), 일본(16%)에 비해 월등히 높다. 중국의 SW 불법복제율은 66%에 달한다.

세관신고제도·불공정무역행위 조사제도 활용 지재권 방어해야

손 교수는 “세계시장에서 활동하는 우리 기업들은 지식재산권 보호제도를 활용해 자사의 지식재산을 보호하고 이를 통해 국내산업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승우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교수는 ‘통상질서 변화에 따른 지식재산권 보호 활용 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경제패권 다툼의 본질은 지식재산권 다툼”이라며, “향후 기업 경쟁 격화로 인한 덤핑이나 지식재산권 침해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지식재산권 보호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관세청이 지원하는 지식재산권 세관신고제도와 무역위원회의 불공정무역행위 조사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불공정무역행위 조사제도=수출입 거래에서 지식재산권 침해, 원산지표시위반, 품질 등 거짓표시 등의 불공정한 무역행위로 인한 피해를 구제하는 제도다. 조사대상은 특허, 상표, 디자인, 영업비밀, 지리적표시, 저작권, 반도체배치설계 등이 있다. 무역위원회 조사결과 불공정행위가 있었다고 판단되면 수출금지 잠정조치, 기판정물품 확인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또 수출입·판매·제조 중지 등 시정조치와 최근 3년 평균 거래금액의 30%내에서 과징금도 부과된다.

손 교수는 “최근 5년내 한국기업의 미국내 특허분쟁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특히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중견·중소 기업의 특허분쟁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그간 전자·통신 분야가 주를 이뤘던 특허분쟁이 향후 바이오의약품에서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글로벌 바이오신약들의 특허만료 시기에 맞춰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와 바이오베터(바이오개량신약) 개발이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특허만료가 되는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특허기간을 연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정부의 실태조사 및 특허권 침해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