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입점업체, “정부기관 책임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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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티메프’ 입점업체, “정부기관 책임은 없는가” 안이한 대응 감사하고, 신속한 피해구제와 함께 관련법 제개정을

기사입력2024-08-07 13:21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올해 4월경 수많은 지원사업을 진행하는 플랫폼 중 위메프와 티몬, 단 두 곳만 서울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됐음에도 불구하고 보증보험을 현금인 계약이행보증금으로 후불 지급하는 것으로 갈음하고 중소상공인지원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습니다. 만약 중소기업유통센터에서 위메프, 티몬에 서울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된 내용으로 위험성을 감지하고 움직였다면 피해는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6일 ‘티메프 사태’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에서, 티몬과 위메프를 통해 농산물을 판매해온 농업회사법인 관계자 A씨는 이처럼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무책임한 관리로 인해 자신의 회사 뿐만 아니라 수많은 농가와 관련 정미소 등에서 정산지연이 발생, 양곡시장 전체가 줄부도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했다. 간담회는 더불어민주당TF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참여연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민변 등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더불어민주당TF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참여연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민변 등은 티메프사태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책 마련을 위해 공동으로 6일 개최한 간담회에서 입점업자와 판매자들은 신속한 피해구제를 요구했다. ©중기이코노미

중기부·금감원·공정위 등 정부기관은 책임이 없는가

티몬·위메프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 피해의 경우 소비자원을 통한 피해접수와 일부 PG사, 페이사들의 결제취소로 피해를 구제받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입점업체의 피해는 여전히 제대로 된 현황파악도 이뤄지지 않고 구제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플랫폼 입점사업을 진행했던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유통센터 등 관련 기관들의 부실한 검증과 기업 위기를 감지하고도 제 때 대응하지 못한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당국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태 발생 이후 정부의 안이한 대응 또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피해업체에 대한 긴급경영안전자금 등 대출 지원대책으로는 가뜩이나 자영업 대출이 최고치를 기록한 시점에서 자영업자를 더 큰 어려움에 처하게 할 것이라는 경고마저 나온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중랑공구시장 협동조합 김대형 상인회장은 “2019년 코로나로 오프라인 거래가 급감해 전통시장이 위기에 처하면서, 서울시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우리 시장을 비롯해 서울의 많은 시장을 위메프에 입점시켰다”며, “그동안 입점주기 등 플랫폼사에 대한 요구사항을 서울시에 전달해왔지만 이를 한 번도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번 사태로 인해 용산전자상가 등 큰 업체들은 10억원, 20억원의 매출이 묶이게 됐고 도매상에 대금을 지불하지 못해 연쇄적인 위험에 봉착해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도 정부의 대책은 대출을 받아 해결하라고 하니 소상공인이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간담회에 참여한 입점업체 피해자들은 피해가 심각함에도 그 피해가 알려지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마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드러내놓고 피해를 호소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위메프에서 음료식품류를 판매하는 B씨는 “피해금도 문제이지만 당장 다음 달 지불해야 할 택배비가 3000만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B씨는 “소비자보호원은 소비자 피해만 조사할 뿐이고 정부는 여러 업체가 연결돼 있는 판매자들의 피해 규모는 조사조차 안하고 있다”며, “중기부에서 티몬·위메프에 입점하도록 프로모션 했다면 피해 구제와 법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창구라도 당장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통업법’ ‘전자금융거래법’ ‘온플법’…재발 막아야

간담회에 참여한 입점업체 피해자들은 피해가 심각함에도 그 피해가 알려지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마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드러내놓고 피해를 호소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소비자와 입점업체 피해 구제와 함께 향후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 역시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김남주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은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해, 이미 검찰과 경찰에서 수사가 진행중이지만, 올해 초 나왔던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가 적자가 누적돼 자본잠식 상황에서 존속이 가능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계법인의 의문이 나타나기도 했다며, 그런 상황에서도 이 기업이 매출을 늘리면서 편법을 써왔다는 것은 단순히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금감원과 공정위의 안이한 대응자세와 업무소홀에 대한 질타와 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티몬·위메프와 관련해 기업회생절차에서 자율구조조정 절차가 진행중인데, 큐텐이 어떤 내용으로 구조조정 계획을 제시했는지 투명하게 거래 기업들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채권자협의회 구성에서 입점업체들은 은행권 채권자에 비해 규모가 작다보니 주요 채권자로 들어가지 못할 수 있다며, 티몬·위메프는 적극적으로 거래기업들에게 채권자협의회 선정절차 등을 설명하고 거래기업들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창영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본부장은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신속한 피해구제라면서도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본부장은 플랫폼 기업들의 정산주기를 앞당기는 ‘대규모유통업법’, 중립적인 제3자가 중개해 금전 또는 물품을 거래하도록 에스크로 제도를 의무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플랫폼 기업들의 무분별한 인수합병을 막고 정부의 관리감독 책임을 강화하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집단적인 소비자 피래를 구제하기 위한 ‘소비자 집단소송법’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