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세제지원↑, 파운드리 보조금 지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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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반도체 세제지원↑, 파운드리 보조금 지원을” 韓 기업 경쟁력 약화…해외기업과 동등한 경쟁조건 조성해야

기사입력2025-01-17 11:3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민주연구원과 민주당경제안보특별위원회가 지난 13일 개최한 ‘트럼프2.0시대 통상산업정책 연속경청간담회:반도체산업’ ©중기이코노미

트럼프 2.0 시대에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전체 수출의 20%가 반도체인 우리나라는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보조금과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안재 삼성글로벌리서치 부사장은 민주연구원과 민주당경제안보특별위원회이 최근 개최한 ‘트럼프2.0시대 통상산업정책 연속경청간담회:반도체산업’에서 이를 제안했다. 이 부사장은 ‘반도체 소부장 현황 및 발전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과거 50년은 석유 매장지가 지정학적으로 중요했다면, 미래 50년은 반도체 공장이 어느 지역에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며, “반도체 경쟁력이 흔들리면 국가의 안보와 전략적 위상까지 위태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한국경제 이끄는 핵심 엔진=반도체는 한국경제를 이끄는 핵심 엔진이다. 지난해 반도체 산업은 전체 수출액 6838억불 중 21%인 1419억불을 차지하며, 단일 품목 기준 수출액 1위를 차지했다. 반도체 생산의 부가가치는 67조원으로 2022년 한국 GDP의 약 3%를 차지하며, 제조업 중에서 압도적 1위를 점하고 있다. 또, 매년 60조원 내외의 대규모 투자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 종사자 수는 2022년 기준 16만1000명, 인당 평균 급여는 1억4952만원으로 전체 산업평균 5786만원의 2배를 넘어선다. 또한 국방 및 경제 안보를 위한 전략자산이며, 최근 AI산업이 부상하며 반도체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주요국들은 반도체 산업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고려해 반도체 제조시설의 국내 자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만 TSMC의 최첨단 공정 반도체는 국제 제조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미국은 반도체 산업 육성법안(CHIPs)을 통해 가치사슬 전체를 자국 내에서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역시 반도체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반도체 산업 부활을 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韓기업 경쟁력 약화=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는 축소되고 있고, 중요한 변곡점에 직면해 있다. 이 부사장은 최근 몇 년간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시가총액이 급증했는데, 대부분 미국과 대만의 기업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2024년 1월8일 대비 2025년 1월8일 미국의 Nvidia 시가총액은 166%, Broadcom은 113% 증가했으며, 대만 TSMC의 시가총액은 83% 증가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 부사장은 “주요국들이 반도체를 국가 핵심산업으로 지정하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경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우리기업이 기술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메모리는 미국 마이크론, 중국 CXMT 등 해외 기업들과의 기술격차가 축소되고 있고,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선도기업인 대만 TSMC와의 기술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반도체 인력 수요 대비 양성 규모가 부족해 반도체 인력의 질적 하락이 우려되는 등 반도체 사업 환경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주요국은 타이밍 싸움인 반도체 경쟁에서 정부가 경쟁의 판을 주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책지원은 경쟁국 대비 부족한 상황이라며, 국가 지원을 강화하지 않고서는 한국 반도체 기업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해외기업과 동등한 경쟁조건 조성해야=이 부사장은 우리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해외기업과 동등한 경쟁 조건을 조성하고, 지정학적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국내 파운드리 경쟁력 확보를 위한 보조금 지원을 제안했다. 2017년 진입한 국내 파운드리는 업계 1위인 TSMC와의 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11.5%에서 3분기에는 9.3% 수준까지 하락했다. 미국은 CHIPs법안을 통해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고, 일본은 경제안전보장법에 의한 반도체 산업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 또한 대기금 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한국은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국가로, 보조금 격차는 즉시 원가경쟁력 저하로 직결된다”며, “경쟁국과 동등한 수준의 보조금 지급을 통해 국내 파운드리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신속히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도 필요하다고 했다.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설비·시설 투자가 필수적이며, 투자 결정부터 양산 개시까지 최소 3~4년 이상 소요되므로 보다 더 장기적 관점에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일몰을 3년간(2025~2027년) 연장하는 법안이 통과됐으나, 이 부사장은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실효성 있는 투자지원을 위해서는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에 대해 향후 10년간 일몰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행 15%인 세액공제율 또한 미국 CHIPs 법에서 시행중인 25%보다 낮아 한국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국내 투자 대신 미국 내 투자를 늘를 우려가 있다며, 최소한 25% 수준으로 인상해 국내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외 사업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보호를 위한 정책 지원 및 외교적 리스크 대응 정책도 제안했다. 보조금, 관세 부과 등과 관련해 국내 기업이 차별 또는 불리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의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미중 패권경쟁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이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중국과도 다각적 소통채널을 활용해 상호호혜적 협력관계를 구축해 줄 것도 주문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