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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품대금·대여금 떼였다면 간단 절차 지급명령
판결 없으면 소멸시효 완성…채무자 자력 있어도 청구 못해
- 기사입력2018-05-02 10:22
김광호 객원 기자 (kimpyeon@seoulbar.or.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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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물품대금이나 빌려준 돈만 떼이지 않고 받았으면 서울에 있는 건물을 샀을 것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그만큼 떼이는 돈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법무법인 자연수 김광호 변호사대여금, 물품대금을 갚지 않는다고 상담을 의뢰하는 고객들 중 상당수는 채무자가 자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 채무자의 신용을 조사하고 빌려주거나 물품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상 어쩔 수 없이 빌려주거나 물품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채무자가 자력이 없으면 판결을 받더라도 무용지물인 것이 사실이다. 당장 집행할 재산이 없기 때문에 소송에 들어간 시간과 비용만 낭비한 모양이 된다. 그렇다고 채무자에게 자력이 없으면 포기해야 하는가?
이건 각자가 고민할 문제이기는 하지만, 판결을 받는 간편한 방법이 있다고 한다면 판결을 받아두는 것이 좋다. 추후 채무자에게 자력이 생길 수도 있는데 판결을 받아두지 않으면 소멸시효(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간)가 완성돼서 채무자에게 자력이 있어도 청구할 수 없는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참고로 판결을 받으면 판결이 확정된 때로부터 10년간 유효하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실제 사례에서, 채권자가 돈을 빌려주고 채무자가 변제하지 않아 판결을 받았는데, 당시 채무자에게 아무런 자력이 없어 집행을 못하고 있던 사건이 있었다. 그때 필자는 의뢰인에게 채권자가 채권을 포기한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집행을 하지 말고 몇 년간 가만히 있자고 조언을 했고, 약 7년의 시간이 지난 뒤 채무자가 사업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습적으로 채무자의 은행계좌를 압류해 채권 상당액을 회수한 바 있다. 만일 판결을 받아두지 않았다거나 조급하게 집행을 했다면 채권을 회수하지 못했을 것인데, 판결을 받아두고 느긋하게 기다린 결과 원금에 7년간의 지연이자까지 모두 회수하는 결과를 얻은 것이다.
대여금, 물품대금, 임금 등과 같은 간단한 청구는 지급명령이라는 제도를 이용하면 간단하게 판결을 받을 수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대여금, 물품대금, 임금 등과 같은 간단한 청구는 지급명령이라는 제도를 이용하면 간단하게 판결을 받을 수 있다. 지급명령은 금전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로 채권자의 일방적 신청이 있으면 채무자를 심문하지 않고 채무자에게 그 지급을 명하는 재판이다. 간단하게 신청서만 작성해서 제출하면 법원에서 채무자에게 송달하고, 채무자가 송달받고 2주간 이의가 없으면 판결로써 확정되는 간이한 절차다.
지급명령으로 판결을 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달정도이고, 비용은 청구금액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법무수수료까지해도 약 20~50만원정도로 일반적인 소송절차에 비해서는 저렴하게 판결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지급명령은 채무자가 이의를 하면 일반 소송절차로 넘어가고, 채무자의 인적사항(주민등록번호, 주소)을 알아야만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일반인들에게 소송이라는 것이 어렵고 생소한 절차인 것은 사실이나, 지급명령처럼 간단한 절차는 일반인들도 관심이 있으면 누구나 나홀로 소송이 가능하므로 이용해 보기를 권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 권리를 포기하는 것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크고, 경우에 따라서는 채권 전액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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