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시장 글로벌화 위해 해외자본 유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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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벤처시장 글로벌화 위해 해외자본 유입 필요” 국내 벤처투자 시장규모 대비 글로벌 VC 투자비율 2.1% 불과

기사입력2025-01-30 1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정부의 육성정책으로 최근 국내 벤처산업과 벤처캐피털(VC) 시장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한국의 벤처생태계가 글로벌 차원으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해외자본 유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벤처투자 유치현황과 개선 방안’ 보고서를 보면, 정부가 글로벌 벤처투자 유치를 위해 각종 대책을 발표하고 시행했으나, 여전히 국내 벤처투자 시장규모 대비 글로벌 VC의 국내 투자비율은 2.1%로 저조했다. 이는 싱가포르 84%, 영국 74%, 독일 66%에 이르는 외국자본 벤처펀드 출자 비중과 비교하면 대비된다.

정부는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놨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모태펀드를 통해 해외VC 글로벌펀드를 조성하고 있지만, 총 자펀드 결성액 중 한국기업에 대한 투자액은 10.7% 수준에 머문다.

해외VC 글로벌펀드는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해외투자 유치 및 해외진출 지원을 목적으로 해외 우수 벤처캐피털이 운용하는 펀드에 모태펀드가 출자하는 펀드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총 67개 글로벌펀드에 모태펀드가 7005억원을 출자해 11조7000억원 규모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해외VC 글로벌펀드는 출자금액의 1배수 이상을 한국기업에 투자해야 하는데, 현재 한국 투자액은 1조2515억원으로 자펀드 결성액 대비 한국투자액 비율은 10.7%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투자자율성 제한, 글로벌 네트워크 미비=보고서는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벤처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의 하나로 투자자율성을 지목했다. 벤처투자조합의 투자대상 제한 규제 등이 투자자율성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또, M&A가 발달하지 않은 우리나라의 회수시장은 대체로 IPO, 매각 위주로 이뤄져 있어 투자자금 회수전략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언어 장벽도 장애물 중 하나인데, 이로 인해 글로벌 VC가 국내기업의 비전을 제대로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투자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비교적 짧은 투자 역사로 인해 글로벌 네트워크가 미비한 것도 문제다. 현장에서는 모건스탠리나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주최하는 행사에 한국기업들이 거의 모이지 않을 만큼 참여율이 낮다며,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하고 국제적 존재감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와함께 글로벌 투자에 필수적인 대규모 펀드 조성을 위한 VC의 자본력이 부족하고, 이를 지원한 정책지원 또한 부족하다는 점도 글로벌 벤처투자 유치 저해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2023년 12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건부 지분전환계약제도, 벤처펀드 지배구조 도입 등 실리콘밸리 수준으로 벤처투자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이외에도 정부는 투자자율성을 제한하는 규제완화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외국환거래 및 세무신고 통합매뉴얼을 발간하고 국내 벤처투자 절차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할 예정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그 외에도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한국기업의 가시성을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 중국, 싱가포르, 유럽 등에 위치한 한국벤처투자 글로벌사무소와 재외공관과의 협조 등을 통해 국내기업을 글로벌 투자은행 행사에 참여하도록 하고, 해외VC를 대상으로 투자유치 발표 통로를 강화할 수 있도록 돕는 등 한국기업의 국제적 가시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재원 및 투자방법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재 국내 벤처투자 시장은 몇몇 소수의 투자자와 금융기관에 의존하는 구조로, 신규 투자자의 유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M&A펀드, 세컨더리펀드를 통해 IPO 외에도 투자자금의 회수방안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