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율 산정할 때 카드사 마케팅비 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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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카드수수료율 산정할 때 카드사 마케팅비 빼면 “중소공인 수수료 낮출수 있다”…정률제 전환 효과 미미 지적

기사입력2018-07-27 18:43

조한무 기자 (chohm011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소상공인들이 불공정한 카드수수료에 대해 성토했다. 현재 대형마트 수수료율은 1.5%미만인 반면, 중소마트는 2.5%에 달한다. 매출은 줄고 임금은 늘면서 경영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카드수수료 인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금융당국은 이번달부터 수수료 산정방식을 건별 합산에서 금액 합산으로 전환해, 결제 횟수가 많고 금액이 적은 중소상공인 수수료율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지만, 현장 반응은 달랐다. 수수료율 인하 수준이 미미해 큰 의미가 없으며, 오히려 늘어난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카드수수료율을 산정하는 기준인 ‘적격비용’에 카드사 마케팅 비용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카드사는 대형마트를 상대로 마케팅 비용으로 매해 수조원을 쏟아 붓고 있는데, 이를 적격비용으로 인정하면 수수료율을 합리적 수준까지 낮출 수 없다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한국중소상공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마트협회는 27일 민생정책간담회를 열고, 중소상공인들에 대한 불공정한 카드수수료에 대해 성토했다. ©중기이코노미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한국중소상공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마트협회가 27일 개최한 민생정책간담회에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인태연 회장은 “노동자와 서민이 도와줘 장사가 된다. 노동자 처우도 상승해야 한다. 중소상공인 자녀도 노동자로 산다”며 “소득주도 성장 과실이 노동자뿐 아니라 상인에게도 돌아가야 한다. 중형마트 카드수수료가 대형마트보다 높은 불공정한 상황에서는 버텨낼 재간이 없다”고 호소했다.

◇대형마트 수수료 1.5%↓…중소마트 2.5%=현재 중소마트 카드수수료율은 2.3~2.5% 수준으로 중소상공인이 느끼는 실제 부담은 적지 않다. 마트협회 박은호 부회장은 “중소마트 마진율은 15~20%, 카드결제 비율은 80% 정도다. 실질이익금에서 10%이상을 떼 간다. 견딜 수가 없다. 영세상공인뿐 아니라 중형 규모의 마트까지 다 죽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령 A마트 마진율이 20%라고 가정했을 때 월매출이 1000만원이면 실질이익은 200만원이다. 카드결제 800만원에 대해 2.5% 수수료율을 적용하면 20만원이다. 실질이익대비 카드수수료율이 10%인 셈이다.

마트협회 최명환 이사는 “중형마트는 외형적으로 규모가 어느정도 크고 영업도 잘되는 걸로 보이지만, 재무구조를 보면 말이 아니다. 매년 매출은 떨어지고 임금은 오른다”며 “노동자와 중소상공인이 상생할 수 있는 열쇠가 바로 카드수수료 인하”라고 강조했다.

◇정액제에서 정률제 전환은 ‘찔끔 인하’ 불과=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카드수수료 산정방식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내놨으며 이번달 말부터 시행한다. 정액제는 결제금액과 무관하게 결제건당 일정금액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소액 다결제 구조인 중소상공인 부담이 컸다. 반면 정률제는 결제건수가 아닌 금액에 비례해 수수료를 부과한다.

금융위 최훈 금융산업국장은 “소액결제가 많은 매장이 부담이 많다. 이번달 말부터 수수료 산정방식을 정률제로 전환한다. 소액 다결제 매장의 경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골목상권의 중소상공인 카드수수료가 0.2~0.6%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금융위가 제시한 방안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마트협회 김성민 대표는 “분통터지는 차별적인 수수료다.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문제점을 실질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적어도 중형마트 2.5%와 대형마트 1.5%간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상공인들은 대형마트와 중소마트간 카드수수료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중기이코노미

정률제 인하효과는 차치하고라도 오히려 손해를 보는 중소상공인도 있다. 옷장사를 하는 인태현 회장의 경우 이번달 카드사로부터 통보받은 수수료율이 1.98%에서 2%대로 높아졌다. 인 회장은 “정률제는 꼼수다. 풍선효과가 발생한다. 카드사는 한곳에서 빠진 수수료를 다른 곳에서 더 걷어 채운다”고 지적했다.

◇카드사가 중소상공인에 수수료 통보, 여전법 위반=카드사가 중소상공인에게 통보하는 방식으로 수수료를 정하는 행태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대형마트는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카드사와 ‘협상’을 통해 수수료율을 정하는 반면, 중소상공인은 통보를 받는다. 부당한 차별은 법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8조의3에 따르면 카드사는 신용카드가맹점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가맹점수수료율을 정해야 하며, 부당하게 가맹점수수료율을 차별해서는 안된다.

또한 동법 제18조의2 제2항에 의하면, 금융위원회는 카드사가 합리적으로 계약을 체결·유지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카드사에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우원식 의원은 카드사가 명백한 불법을 자행함에도 금융당국이 제재를 하지 않는 점을 질책한 것이다.

◇카드사 마케팅 비용은 적격비용에서 빼야 한다=금융당국은 카드수수료율 한도를 정할 때 수수료원가인 적격비용을 사용한다. 적격비용이 커지면 수수료율도 높아진다. 현재 카드사 마케팅 비용도 적격비용에 포함한다. 대형마트에 대한 마케팅 비용을 중소상공인에게 착취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은 적격비용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마트협회 김성민 대표는 “8개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은 2016년 5조3000억원에서 2017년 6조1000억원으로 8000억원 늘었다.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대기업에 쓴다. 카드사는 힘들다고 하는데 과당경쟁으로 마케팅 비용을 뿌리지 말고 절감하면, 중소상공인에 대한 수수료인하 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금융위가 적격비용으로 마케팅 비용을 인정해주면, 어떻게 수수료 내릴 수 있는가. 대기업이 더 내지는 못할망정 덜 내고, 오히려 중소상공인이 더 내는 현상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며 “국회에서 법을 만들기를 기다리지 말고 금융당국이 1%대로 내려야 한다. 전향적인 방안을 강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