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대표와 두 朴 의원…양측 중 한쪽은 은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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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황 대표와 두 朴 의원…양측 중 한쪽은 은퇴해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모욕’한 박영선·박지원 의원을 고발해라

기사입력2019-03-28 16:20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김학의 동영상 CD’ 건을 지금 즉시 해명해야만 한다. 그리하지 못하면 정계에서 은퇴해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마땅하다. 전 대통령 박근혜가 특수강간죄를 저지른 자를 ‘법무부장관 위에 차관’으로 지명했음에도 이를 묵인했다면,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양심조차 저버린 행위이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폭로 내용은 듣는 이의 귀를 의심케 하기에 충분했다. 박 의원은 김학의 차관 내정 당시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만나 김학의 동영상 CD의 존재를 알리고, “제가 이것을 봤는데 몹시 심각하기 때문에 이분이 차관으로 임명되면 문제가 굉장히 커질 것”이라며 차관임명 만류를 건의했다고 폭로했다.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같은 날 황 대표는 즉각 반박하며 “턱도 없는 소리”라며 “그 전에 검증을 해보니까 큰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해명했다. 김학의 특수강간 의혹에 대해 그가 지금까지 유지했던 입장을 다시한번 분명히 한 셈이다. 박 의원의 이날 폭로는 자신의 인사청문회를 회피하기 위한 물타기용이란 분석도 나왔고, 나름 설득력도 가졌다.

황 대표와 박 의원 간 설전이 이어지고, 평화민주당 박지원 의원까지 개입하면서 이제 사정이 확 달라졌다. 박지원 의원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박(영선) 의원이 저한테 전화로 ‘황교안 장관한테 (김학의 동영상 CD) 이야기를 했더니 얼굴이 빨개지더라’고 이야기를 했다”며 박영선 의원의 폭로내용이 사실임을 시사했다. 당시 박영선 의원이 박지원 의원에게 굳이 전화를 걸어 우스갯소리를 한 게 아니면, 당시 황 법무부장관은 차관 내정자의 범죄사실을 알았다고 보는 게 합리적 추론이다.

김학의가 누구인가. 전 대통령 박근혜와 사적 인연으로 당시 검찰총장 제1순위 후보였지만, 동영상 CD와 인사청문회 부담으로 후보순위에서 제외됐다는 보도가 연이어 계속된다. 법무부장관 역시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자리여서, 김학의를 차관에 임명한 정황을 알려주는 기사도 속속 나온다. 만약 박영선·박지원 의원 주장이 사실이라면, 특수강간범이 대한민국 법무부의 실질적인 수장이 될 수 있도록 당시 황 장관이 도와줬다는 얘기다.

박영선·박지원 의원과 황교안 대표가 정면으로 맞붙은 이번 전쟁에서 휴전 또는 타협은 국민정서상 용납될 수 없다. 양측 중 어느 한편이 죽어야만 끝을 낼 수 있는 전쟁이고,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이들 두 의원은 국회의원 113명을 보유한 제1야당 대표를 특수강간범의 사실상 공범이라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국회의원 면책특권도 포기했다. 박영선 의원은 국회에서 발언했지만, 그의 발언은 직무와 무관한 대목에서 나왔다. 박지원 의원의 인터뷰 역시 면책특권 적용요건을 전혀 갖추지 못했다.

자유한국당 지지여부와 무관하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양측 주장에 담긴 실체적 진실을 분명하게 알아야겠다. 이젠 황교안 대표의 시간이다. 양측 주장의 진위를 가릴 수 있는 방법은 강제수사권을 가진 검·경 수사뿐이다. 해서 황 대표는 자신을 특수강간범의 사실상 공범이라고 주장하는 박영선·박지원 의원을 고소해야한다.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황 대표 체면이 문제라면, 자유한국당 이름으로 고발해 진실을 규명해야한다. 박영선·박지원 의원과 황교안 대표 모두 국민에게 표를 구하는 정치인이다. 그렇다면 이들 모두는 양측 주장 중 누구의 주장이 진실인지 밝혀, 국민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게 도리이자 책무다.

검·경 수사를 통해 김학의 차관 임명 전에 황교안 대표가 김학의 특수강간 의혹을 몰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박영선·박지원 의원은 정계를 떠나야한다. 아울러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역임한 현직 제1야당 대표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독한 혐의로 법에 따른 처벌도 받아야한다. 반대로 박영선·박지원 의원 주장이 사실이라면, 황 대표 역시 당 대표직 사임은 물론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한다.

‘김학의 동영상 CD’를 둘러싼 여야 간 말싸움, 더 이상 계속되면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더할 뿐이다. 황교안 대표의 ‘김학의 동영상 CD’ 인지여부는 검찰 또는 경찰 수사에 맡기고, 이제 여야 모두 이 건에 대해 입을 봉해야한다. 그리고 김학의 특수강간 의혹을 두 차례나 덮은 전과가 있는 검찰이 또다시 엉뚱한 결론을 내지 못하도록 하는데 여야 모두 힘을 모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