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액가맹금 공개…‘프랜차이즈’ 위한 최소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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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차액가맹금 공개…‘프랜차이즈’ 위한 최소 조치 협동조합이 원부자재 구입…美, 가맹본부 로열티 수익구조로 압박

기사입력2019-03-05 09:13

정종열 객원 기자 (ppibi80@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길프랜차이즈연구원 정종열 대표

프랜차이즈 차액가맹금에 대한 정보공개를 두고, 가맹본사들이 위헌적이라며 헌법소원 제기를 한다는 등 반발하고 있다. 차액가맹금 공개 효과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차액가맹금에 대한 정보공개의 연원은 프랜차이즈 모국인 미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0년대 오일쇼크 등으로 주요 원재료 값이 폭등해 가맹점주들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당시까지 차액가맹금을 통한 유통마진을 가맹본사의 주 수익원으로 했던 프랜차이즈 산업이 위기에 처했다. 이에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는 1978년 규칙(Trade Regulation Rule)을 제정하고, 프랜차이즈 정보공개 제도를 도입해 차액가맹금을 통제했다.

구체적으로, 가맹본부와 특수관계인 등으로 부터만 구입해야하는 원부자재(필수물품) 공급으로 가맹본부가 수취하는 총수익과 그 비율, 필수물품의 비율 등을 기재하도록 했다. 이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원부자재를 가맹점주들이 스스로 구입하는 구매협동조합의 존재여부까지 기입하도록 했다. 원부자재 공급의 투명성을 기할 뿐만 아니라, 원부자재 구입을 구매협동조합이 하도록 하고 가맹본부는 로열티 중심의 수익을 취하도록 압박했다.

우리나라도 2002년 가맹사업법 제정 시부터 정보공개서 제도를 도입했으나, 차액가맹금 공개에 대해서는 별도로 규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수익배분 구조 왜곡으로 프랜차이즈 산업 성장의 과실을 가맹본부가 독식하면서 사회문제화 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제한된 범위나마 차액가맹금을 공개하도록 해 일단 그 투명성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가맹본부의 평균 차액가맹금 지급 규모, 품목별 차액가맹금 수취 여부, 주요 품목에 대한 직전연도 공급가격(점주 구매 가격) 상·하한 등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하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소극적인 조치에도 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사실상의 원가 및 마진 공개는 타 산업에도 전례가 없는 과도한 규제로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위험이 있다”, “가맹본사의 영업비밀이 노출될 우려가 높고 본사 영업비용 등이 포함된 차액가맹금이 공개될 경우 본사가 마치 과도한 수익을 취하는 것처럼 오해할 가능성이 크다”, “가맹본부의 공급가격은 가맹점에게는 사실상 판매제품의 원가이고 개별품목별 공급가격이 경쟁업체에게 공개될 경우 시장에 큰 혼란이 빚어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차액가맹금 공개는 손쉬운 유통폭리 추구에 천착된 우리 프랜차이즈 산업이 무형적 가치를 개발하고 경쟁력을 갖춰 가도록 해, 산업을 한층 더 성숙시키는 채찍이 될 수 있을 것이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그러나 차액가맹금 공개는 손쉬운 유통폭리 추구에 천착된 우리 프랜차이즈 산업이 무형적 가치를 개발하고 경쟁력을 갖춰 가도록 해, 산업을 한층 더 성숙시키는 채찍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위기상황에서 차액가맹금 공개와 구매협동조합을 통해 로열티 중심 수익구조로의 체질개선으로 한층 더 건강하게 성장한 미국 프랜차이즈 산업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영업비밀 노출 우려 주장은 영업비밀에 대한 보다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할 듯하다. 흔히 접하는 ‘피자’의 예를 들어보자. 피자에서 영업비밀이라 함은, 굽는 과정에 따라 치즈의 늘어남, 도우의 식감 등이 달라지므로 몇 도에서 얼마나 굽는지, 도우의 두께와 숙성정도, 모짜렐라 치즈와 고다치즈 배합비율 등일 것이다. 시중에서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치즈, 새우, 밀가루 등 구입가격이 영업비밀이라고 한다면 누가 동의할 수 있을까?

더하여 차액가맹금 공개로 본사가 과도한 수익을 취하는 것으로 받을 수 있는 오해는 합리적 마진을 취하고 과도한 폭리를 취하지 않으면 될 일이다.

또한 가맹본부의 공급가격은 가맹점에게는 사실상 판매제품의 원가이고 개별품목별 공급가격이 경쟁업체에 공개될 경우 시장에 큰 혼란이 빚어질 것이라는 주장은, 치즈가격과 새우, 도우 등 가격공개로 원가가 공개된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설사 공개된다 해도 원부자재를 구입해 일정비율로 가공해 인건비, 제조비, 영업비용 등을 더해 판매하는 것으로 단순히 원부자재 가격공개가 가맹점주에게 그리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공급가격이 경쟁업체에 공개될 경우 공급가 인하압박 요인이 되어 가맹점주들이 더 반길 것이다.

오히려 이 최소한의 차액가맹금 공개는 수익배분구조 왜곡을 시정하는데 너무 소극적인 접근 성격이 있다. 법이 강제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당장 손에 쥔 것을 놓기 어려운 속성 상 그렇게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국도 여기에 구매협동조합 구성까지 추동하지 않았던가.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의 무형적 자산과 가맹점주의 소자본이 결합해 우수한 사업모델을 일반화하는 지식산업으로 양자가 경제적 공동운명체를 형성하는 관계다. 이를 위해서는 가맹본부의 주 수익이 단순 유통마진이 아닌 로열티에 기인하는 보다 성숙된 구조여야 한다.

이 구조로 가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극히 소극적인 차액가맹금에 대한 일부 공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필수물품에 대해 보다 명확히 정의하고 부당한 필수물품 강요행위를 금지해 필수물품을 최소화하고 원부자재 공급은 가맹점주와 본사가 함께 참여하는 구매협동조합이 수행하도록 해야한다. 본사는 무형적 가치를 높여 산업의 경쟁력을 갖춰 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구매협동조합을 결성해 운영하고 있는 미스터피자 사례가 성공적으로 안착되고 보편화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