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 혹한기, 성장보다 생존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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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스타트업·TIPS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 성장보다 생존이 중요” 기업자금 현황 체크하고, 기존 투자자와의 소통이 중요한 때

기사입력2022-08-19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근 여의도에서는 증권사나 캐피탈사들이 자금을 조달해오는 금리가 9%까지 올랐다고 얘기합니다. 급격한 금리 변화로 주요 LP(limite partner, 펀드에 투자하는 투자자) 중에는 오래 벤처투자에 현물 출자를 안하거나 줄이겠다고 선언하는 곳들이 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꽤 오래 갈 것 같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강민구 SV investment 이사가 최근 쿼터북이 주최한 ‘스타트업 혹한기 후속 투자를 이끌어내는 주주관계’라는 주제의 라이브 토크에서 한 이야기다.

스타트업 투자시장이 얼어붙었는데, 스타트업 업계의 혹한기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으며, 전문가들 역시 세계 벤처투자 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의 CEO는 경제 허리케인이 다가온다며 우려를 드러냈고,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도 성장보다 생존을 강조하며 심각성을 알렸다고 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기업자금과 소진 기간 점검 필요”=이날 라이프 토크에는 강민구 이사와 박영진 디에스자산운용 팀장, 성종현 소프트뱅크벤처스 책임 등이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에 투자를 이끌어내는 생존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영진 팀장 역시 “지금은 성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생존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성장을 위해서는 자본이 동반돼야 하지만 지금은 대규모 자본 유치가 어려운 상황이고, 예전같지 않은 회수시장 분위기가 그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주식시장 상장 시점이 자꾸 늦어지고, 상장 후에도 주가 흐름이 순조롭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자산 대비 투자 매력도도 떨어지고, 보수적인 투자 움직임을 보이는 LP의 분위기 때문에 정책자금이 발생하더라도 민간자금 매칭이 어려워 펀드 설정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박 팀장은 이럴 때 일수록 기업의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생존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기업이 보유한 자금을 정확히 확인하고, 향후 보유자금의 소진 기간을 점검해야 한다. 소진되는 기간 전에 현금흐름을 플러스로 만드는 일을 반드시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1년이면 다음 단계 투자를 자연스럽게 유치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1년 반 혹은 그 이후가 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박 팀장은 예전에는 보다 더 이름있는 곳, 영향력 있는 VC로부터 투자를 받으려 노력했다면, 이제는 투자사에 대한 선호도를 낮추고 최대한 많은 투자사를 만나보고 투자유치가 가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무엇보다 기업의 가치를 냉정하게 돌아보고 재산정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박 팀장은 최근 다운 밸류로 혹은 이전 투자 때와 같은 밸류로 투자를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스스로 생각하는 회사의 밸류가 어느 정도이고,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 미리 고민해서 대응 방법을 생각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구체적인 엑싯 가능성 있을 때 투자”=강민구 이사는 전체 자금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고, 이 자금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이고 있는가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투자자 또한 보유한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투자할 것인가 고민하는 시기인 만큼 기업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긴요하지 않은 상황부터 바꿔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종현 책임은 최근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레이트 단계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보다 많이 증가하고 있다며, 초기 기업에 대해서는 ‘지금 투자해서 묻어두자’하는 심리가 있다면, 후기단계의 기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엑싯 가능성이 보여야 투자를 결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성 책임은 그러나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100개였던 아기 유니콘이 올해 상반기에만 60개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기 유니콘이 만들어지는 속도는 전혀 늦춰지지 않았고 돈이 몰리는 스타트업에는 여전히 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주주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심사역들은 투자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특히 강조했다.

박 팀장은 기존 주주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새로운 투자자를 찾고 만나는 것도 대표에게는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신규 투자자가 어떤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결정할 때 먼저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기존 투자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주주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박 팀장은 어려운 상황이라도 평소 많은 이야기를 자세히 나누는 기업을 신뢰하게 된다고 말했다. VC들이 기업의 세부적인 상황까지는 모를 수 있기 때문에 대표가 먼저 기업의 상황에 대해 얘기해주면, 투자사는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때로는 현재 사업에서 길을 찾지 못해 완전히 접고 다시 시작해도 신뢰가 가는 대표들이 있다”며, “그런 기업의 특징은 대표가 에너지를 가지고 힘들더라도 구성원들에게 에너지로 따뜻하게 데워주면서 에너지를 끌어올릴 때 회사가 잘 되는 경우가 많다”고 대표이사의 역할을 조언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