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사업 갑질 근절, “집단 대응권 강화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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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가맹사업 갑질 근절, “집단 대응권 강화가 필수” 협의요청시 가맹본사 응락의무, 단체활동 방해시 처벌규정 마련해야

기사입력2018-06-27 19:24

조한무 기자 (chohm011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프랜차이즈업계 갑질이 관행화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가맹본사와 가맹점주 간 힘(협상력)의 불균형이다. 따라서 가맹본사와 가맹점주 간 대등한 협상력을 갖도록 제도를 개선하면, 양자간 거래관계에서 갑질은 존재할 수 없다.

‘불공정 관행 근절 대책’ 발표 후 1년, 가맹점주 법적지위 여전히 취약

이같은 사실을 공정거래위원회도 잘 안다. 공정위는 지난해 7월 ‘가맹분야 불공정 관행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제도개선과 법집행 강화를 정책목표로 설정, 6대 과제와 23개 세부과제를 담았다. 6대과제에는 ‘가맹점주의 협상력 제고’를 위해 ‘가맹점사업자단체 법적 지위 강화’를 추진하겠고 했다. ‘가맹분야 불공정 관행 근절 대책’ 발표 이후 약 1년, 가맹점주의 법적 지위는 여전히 취약하다.

공정위 가맹분야 정책추진과제 이행상황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종열 정책국장이 공정위의 ‘가맹분야 불공정 관행 근절 대책’ 이행여부를 분석한 결과, 23개 세부과제중 완전이행 14개, 부분이행 3개, 미이행 6개로 70% 이행율을 보였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점단체 구성권 및 집단교섭권 등 핵심 권리 부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종열 정책국장이 ‘가맹분야 불공정 관행 근절 대책’ 이행여부를 분석한 결과 70% 이행률을 보였다. 낮지 않은 이행률에도 불구하고,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의 힘의 균형을 도모할 가맹점단체 구성권 및 집단교섭권 등 핵심 권리가 여전히 부실해 보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을을 눈물을 닦아주겠다던 ‘김상조’의 공정위가 제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에는 공정위가 약속했던 대책들이 담겼다. 분쟁조정신청이나 법위반사실신고 등을 이유로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행하는 보복조치를 금지함으로써 가맹점주 보호조치를 강화했다. 또 가맹본부의 보복조치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적용하고, 위법사항에 대한 신고포상금제도를 도입했다.

또 지난 4월부터 시행된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구입을 요구하는 품목과 관련한 정보공개사항이 확대됐다. 차액가맹금 수취 여부, 가맹점당 평균 차액가맹금액, 가맹점당 매출액대비 차액가맹금 비율 등을 가맹본부로 하여금 정보공개서에 기재하도록 의무화했다. 차액가맹금은 가맹점주가 가맹본부에 지급하는 대가중 적절한 도매가격을 넘는 금액을 말한다.

공정위가 사용을 권장하는 표준가맹계약서를 개정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 비용부담이 증가할 경우 가맹수수료 조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불공정 문제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집단적 대응권 강화가 필수”

그럼에도 오는 7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두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종열 정책국장은 “불공정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힘의 균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집단적 대응권 강화가 필수”이라며 “강제성이 없는 표준가맹계약서를 개정해 가맹금 조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행 가맹사업법은 가맹점주의 단체구성권과 거래조건 협의요청권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권리를 행사하기 위한 세부규정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또 가맹점주의 교섭요청을 가맹본사가 거부해도 제재할 수단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이와관련 정종열 정책국장은 가맹점주단체가 협의를 요청하면, 가맹본사가 거부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가맹점주단체의 법적지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협의결렬시 가맹점주에게 사업거래 일시중지권(사실상의 파업권)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의 단체활동을 방해하는 경우 처벌할 수 있는 규정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