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상공인에게 협상권 줘, 카드수수료 결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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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중소상공인에게 협상권 줘, 카드수수료 결정을 카드사가 수수료 정해 통보… 차별적이고 불공정한 방식 개선해야

기사입력2018-08-03 10:34

조한무 기자 (chohm011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대형마트 등 대기업과 중소상공인간 차별적으로 책정된 카드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체협상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등 시민단체와 한국마트협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중소상공인단체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여신금융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이유다. 중소상공인단체와 시민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카드회사는 대형마트·대형백화점들과만 카드수수료 협상을 하지 말고, 자영업자들과도 협상할 것”을 촉구했다.

<자료=한국금융연구원>

이와 관련,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한국마트협회 김성민 회장은 “카드사가 중소상공인에게 높은 수수료를 적용하고, 대형마트를 상대로 한 마케팅 비용을 중소상공인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불공정한 카드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대책으로 단체협상권 부여를 제시했다.

중소상공인단체에 협상권 줘 합리적인 수수료 책정을

협상력이 없는 중소마트는 카드사가 통보하는 수수료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이제껏 카드사는 중소가맹점에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 중소마트는 최고수수료율 2.5%를 적용받아도 달리 대응할 방안이 없다”며 “카드사에 몇번이고 전화를 해 카드수수료가 왜 이렇게 비싸냐고 따져도 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대형마트는 매출액이 크기 때문에 카드사의 대접은 극진할 수 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실이 발표한 ‘20대 기업 카드수수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20대 대기업 가맹점 평균수수료는 1.38% 수준이다. 전체 평균 가맹점 수수료인 2.09%보다 현저히 낮다. 이 뿐만 아니라 카드사는 대형마트에 각종 포인트 등 혜택을 주면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8개 카드사가 지난해 지출한 마케팅 비용이 총 6조1000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중소상공인이 이처럼 차별을 받지 않으려면 카드사와 ‘제대로 된’ 협상과정을 거쳐 수수료를 산정해야 한다. 김 회장은 “중소자영업자 단체가 협상권을 가져야 한다. 정부로부터 인가받은 법정단체 등에 협상권을 부여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중소상공인단체에 협상력을 줌으로써 현재 통보방식의 수수료 결정방식을 개선하고, 결과적으로 합리적인 수수료를 책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대안 ‘제로페이’ 소비자 편익 고려해야 성과거둘 수 있어

<자료=한국금융연구원>

대안으로 제시된 ‘제로페이’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중인 제로페이 정책에 대해 기대를 하고 취지에는 공감하나,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상공인 페이와 서울시의 서울페이는 민간 플랫폼업체와 은행이 참여하는 가운데 QR코드를 활용해 0%대 수수료율을 목표로 한다. 신용카드 대신 QR코드를 활용하는 방식에 소비자가 익숙해지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중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제로페이를 만드는 건 환영하지만,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를 워낙 많이 사용한다. 카드가 현금을 대신해 국민 결제수단이 됐다”며 “사용자가 카드를 건네는 대신 휴대폰을 꺼내 QR코드를 찍고, 할부나 후불 대신 선불로 결제하는 방식에 익숙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소비자 편의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정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기부 소상공인 페이와 서울페이는 중복사업이다.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제로페이가 지역적으로 우후죽순 나타나면 예산낭비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값싸게 유통하는 중형마트 카드수수료 내려야 소비자 보호”

김성민 회장은 중형마트가 1차식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면서 물가안정에 기여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공산품의 경우 중형마트가 대형마트를 당해낼 재간이 없다. 그러나 야채나 과일, 정육, 생선 등에서는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은 중간 납품업체가 있기 때문에 단가가 비싸고 마진률도 높아지는 반면, 중형마트는 직접 산지를 다니면서 상품을 가져오기 때문에 훨씬 저렴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형마트가 지역 장바구니 물가를 안정적으로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