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동서, 伊 남북 지역불균형 어떻게 풀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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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獨 동서, 伊 남북 지역불균형 어떻게 풀었을까 주기별 정책 평가하고 목표 재설정하며, 신기술·그린전환 지원

기사입력2022-09-26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우리나라 비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수도권의 그것을 밑돌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자고 있어 지역격차 해소는 지속가능 성장의 전제조건이다. 지역소멸 우려가 커지면서 지역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국가적 과제인데, 같은 문제를 고민했던 해외의 사례를 참조하고, 지역개발을 통해 지역혁신생태계를 조성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KDB미래전략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주요국의 지역개발 지원정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는, 경제성장을 목표로 산업육성 및 경제발전에 유리한 지역 위주의 개발정책을 시행했던 선진국들은 지역 쏠림현상의 부작용을 겪고 있다며, 이들은 낙후지역의 성장과 지역격차 완화를 위한 지역개발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의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지역개발 지원정책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도출하자고 제안했다. 이들 국가는 인구 5000만 이상, 1인당 GDP 3만 달러 이상이며, 지역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독일=독일의 경우, 동서 지역격차 문제 해결을 위해 EU 및 국가차원의 정책이 존재했다. 독일 정부는 ‘지역경제구조 개선을 위한 공동과제(이하 GRW)’에 근거해 지역개발 지원기준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EU 차원의 지역정책인 유럽구조투자기금(ESIP)을 활용했다.

GRW는 취약지역의 구조적 변화를 통한 장기적 성장과 고용창출을 목적으로 1969년부터 시행됐다. ▲기업의 시설투자 ▲교통·상업 인프라 개발 ▲지자체의 지역개발사업 등을 지원해 지역의 경쟁력있는 성장을 도모했다.

GRW는 취약지역 내의 ▲무역 및 산업 투자 ▲상업인프라 ▲협력사업에 저리대출 및 보조금 지급 등의 정책을 시행했다. 이같은 정책을 통해 1995년 서독의 43% 수준이었던 동독의 경제력을 2018년 서독의 75%까지 높여 EU 회원국의 평균치에 도달할 수 있었다.

독일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재원을 공동분담하고 주정부의 관리하에 GRW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후적 모니터링을 통해 지원프로젝트의 효과를 분석하고 있다.

◇이탈리아==이탈리아는 전통적으로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상업 및 산업 활동이 활발했으며, 남부지역은 농업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이에따라 남부지역과 북부지역 간 지역격차는 과거부터 지속돼 왔다.

이탈리아 정부는 헌법에 근간을 두고 지역개발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탈리아 헌법은 지방정부의 지방자치권을 인정하며, 지역 간 경제·사회적 불평등 제거와 사회 결속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2020년 2월부터 상대적으로 낙후된 남부 이탈리아의 부흥을 위해 ‘PIANO SUD 2030(Plan for the South 2030)’ 정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남부지역에 대한 그린딜 추진, 혁신생태계 조성 등을 통한 산업 재편과 일자리 창출이 주된 목표다. 이탈리아 정부는 에너지 효율성과 순환경제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좌초 산업에 대한 공정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환경고용 위기를 겪고 있는 Tarato 지역의 산업 전환과 물류 인프라 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EU의 공정전환기금을 활용해 Tarato 지역 제철소의 저탄소 전환을 지원했다.

또한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 기업-연구기관 간 기술이전을 지원하고 기술스타트업 지원 및 R&D 세액공제 등을 실시하는 한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여성 고용에 대한 세제 혜택 제공 및 중소기업 대상 자본 투자 등의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일본은 과거부터 실시해온 지역개발 지원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방소멸론이 제기되는 등 지역간 격차가 심각하다. 2000년대 장기 디플레이션 상황에서 지역산업과 지역경제는 약화됐고, 인구의 대도시 집중으로 지방소멸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2014년 11월 아베정부는 ‘마을·사람·일자리 창생법’을 제정하면서 새로운 지역개발 지원정책을 추진했다. 중앙정부는 국가 전반의 지역개발 정책체계인 지방창생정책을 마련하고, 지자체는 중앙정부 정책을 바탕으로 지역별 지방창생정책을 추진하는 방향이다.

2015~2019년 중 실시된 제1기 지방창생정책은 인구감소 문제 극복 등 비전을 설정하고 4대 기본목표 하에서 세부 시책들을 선정해 추진했다. 현재 추진중인 제2기 지방창생정책(202~2024)은 1기 정책에 대한 평가를 반영해 현실적인 보완을 추진했다. 인구감소 등이 미해소 과제로 평가돼 제1기 정책의 4대 기본목표를 대체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목표가 추가됐다. 2기에서는 청년, 고령자, 여성, 장애인, 외국인 등의 다양한 인재활용과 미래기술 등의 새로운 시대흐름을 동력으로 하는 횡단면 목표가 새롭게 제시됐다.

특히 지방으로 사람과 자금의 유입을 강화하기 위한 관계인구의 확대를 도모해, 지역생산성과 소득창출 역량 강화 등을 추진하는 것이 특징이다. 관계인구는 지방에서 도시로 이주한 후 다시 지방으로 돌아온 U턴, 지방에서 도시로 이주한 후 다시 지방 근교의 중소도시로 이주하는 I턴, 지방에서 도시로 이주한 후 지방 근교의 중소도시로 이주하는 J턴을 의미한다. 일본 정부는 창업지원금 등을 통해 동경권에서 UIJ턴하는 청년의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시책을 수립했다.

보고서는 주요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주기별 정책평가 및 목표 재설정, 지원프로젝트 효과 분석과 같은 피드백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미래신기술 및 그린전환 지원 등 시대변화에 발맞춰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고 결론 지었다. 또한 지역개발을 위해 지역혁신생태계 조성에 중점을 둔다는 특징도 확인됐다며, 국내에서의 정책에 반영할 요소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