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트리피케이션 대안 “공동체가 부동산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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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젠트리피케이션 대안 “공동체가 부동산 매입” 英 공동체자산관리 단체 ‘로컬리티’ 스티브 클레어 前 부국장

기사입력2015-11-28 13:12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의 해결책으로 영국 공동체자산관리 단체인 ‘로컬리티’의 지역자산화 전략이 관심을 끌고 있다. 지역공동체가 자신이 사는 지역의 토지와 건물 등 자산을 보유해 수익을 창출하게 되면 지역문화가 살아나게 되고, 외부자본의 침입과 무분별한 개발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동체자산관리 단체 ‘로컬리티’의 스티브 클레어 전 부국장은 “영국의 지역자산화 전략이 한국의 젠트리피케이션을 해결할 수 있는 한가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열린 마포 로컬리스트 컨퍼런스에 참여한 공동체자산관리 단체 ‘로컬리티’의 스티브 클레어 전 부국장은 “여러 연구를 통해 실제 민간기업이 자산을 소유했을 때 보다 공동체가 소유했을 때 지역재생 성공률이 250%정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부에서도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가 소개한 2011년 영국에서 제정된 지역주권법에 따르면, 모든 토지와 건물에는 공동체에 임차권이 우선적으로 주어지며 공동체가 중요시하게 여기는 자산인 경우 소유권자가 6개월 동안 판매나 매각을 할 수 없다. 물론 이 경우에 민간이 갖고 있는 건물이나 토지도 포함되며, 토지나 건물을 사고 싶은 공동체는 6개월간 돈을 모으면 된다. 영국은 이를 통해 지금까지 2600여개의 자산들이 등재돼 있으며, 그중 200여개의 자산들이 공동체에 매각됐다.

런던의 코인 스트리트(Coin Street)가 대표적인 예다. 런던 중심부 국회의사당 근처에 위치한 버려진 부지였지만, 1977년 주민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서 모습이 완전히 달라졌다. 캠페인을 통해 사무실을 짓는 기획을 시작으로 7년 후에는 부지를 매입할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모으게 된다. 현재는 5만5000평 정도의 공간에 주택, 보육센터, 스포츠 시설, 가게 등 지역주민을 위한 다목적시설이 존재하는 ‘번성지역’으로 변모했다. 최근에는 40층 높이의 아파트와 올림픽을 치를 수 있는 규모의 수영장 등을 직접 건축할 수 있는 허가도 받았다고 한다.

로컬리티(Locality)

지역자산화 혹은 지역자산관리의 대표적 사례로 꼽는 영국의 단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혹은 민간이 소유하고 있는 유휴지, 국유지 등의 토지나 비어있는 건물을 ‘마을만들기사업체(Development Trust)’ 등의 지역 시민단체가 싼 가격에 매입 혹은 대여해 경영하면서 창출되는 수익을 지역주민의 공공이익을 위해 사용한다.

지역자산화 전략은 특정지역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기업이 그 지역의 토지와 건물을 소유해 비즈니스 활동으로 수익을 창출한 뒤, 이를 공동체에 재투자해 지역사회 발전을 꾀하는 전략이다. 지역 공동체에서 스스로 사회적 자본을 활용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과 지역활성화 방안을 입법관계자나 민간기업들 보다 더 잘 알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동체 자산을 위한 금액은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동체 주식 발행, 정부의 보조금, 은행대출, 크라우드 펀딩과 같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조성된다. 영국 로컬리티의 경우 약 7억 파운드(한화 약 1조2200억원)에 해당하는 공동체 자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종합 매출액은 3억1500만 파운드(한화 약 5500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스티븐 클레어 전 부국장은 “지역자산화는 젠트리피케이션을 극복하는 성공적인 전략임에는 틀림없지만, 한국에서 똑같이 성공적일지는 확답할 수 없다”며 나라마다 문화와 역사 관계망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한국식 모델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기술이 발전한 만큼 인터넷에서 서로의 전략을 공유하고 지지활동을 통해 관계를 맺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3일 서울시는 이와관련된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을 내놨다.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는 대학로, 인사동, 신촌·홍대·합정, 북촌, 서촌, 성미산마을 등의 지역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부동산을 매입 또는 임차해서 지역 특성을 대표하는 시설을 만들고 이를 영세 소상공인, 문화예술인 등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하기로 했다. 또 ▲소상공인이 상가를 매입해서 소유할 수 있도록 시가 8억원내에서 매입비의 최대 75%까지 시중금리보다 1%p낮게 15년까지 융자해주는 ‘자산화전략’을 시행할 계획이며 ▲지역별 ‘지역자산관리회사’를 민관 합자방식으로 만들어 지역별로 펀딩을 통해 자금을 모으고, 부동산을 구입해 목적에 맞는 임차인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빌려줄 예정이다.